유럽을 건 바다 위의 대결
1805년 10월 21일, 스페인 해안 근처 트라팔가에 전함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유럽의 운명을 건 대결, 영국 해군 대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의 치열한 전투의 시작이었다.
당시 나폴레옹은 유럽 대륙을 장악하며 엄청난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황제가 된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당시 산업혁명으로 뜨겁던 영국은 해상을 봉쇄하고 맞섰다. 본토를 지키는 동시에 프랑스의 해군력을 억제시키는 영국을 보며 나폴레옹은 분노는 점점 커져갔다.
영국 본토 정복 명령이 내려지고 프랑스와 스페인(당시 프랑스 지배)이 연합해군 33척의 전열함대가 바다로 진격한다.
결과는 영국의 승리였다.
연합군은 수적으로 우세했으나 넬슨의 벽을 넘지 못했다.
넬슨의 마지막 바다에서 영국의 지지않는 태양이 떠오르고 이었다.
전설이 된 제독
호레이쇼 넬슨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제독으로 손꼽힌다. 그는 전술적 천재이자 영국 해군의 상징 같은 인물이었다.
트라팔가 해전에서 넬슨은 전통적인 선형 전투법을 깨트리고, 적 함대를 두 동강 내는 대담한 전략을 사용했다. 이 전략은 영국 함대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넬슨의 전술적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전투에서 맞은 총탄으로 전투 막바지에 전사한 그는 전설이 되었다.
그의 유언은 "Thank you God. I have done my duty."(신이여 감사합니다. 제 임무를 완수했습니다)였다.
하지만 넬슨의 천재적 전술과 뛰어난 지도력 뒤엔 준비된 영국이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준비된 영국의 지갑이 있었다.
저금리의 바다에서 떠오른 전열함
당시 전열함은 군사력의 상징이자 비싼 자산이었다. 1765년 진수한 HMS Vistory 제 1급 전열함의 가격은 63,176파운드였고 이는 현재 약 5000만 파운드, 한화로 약 800억에 이른다. ( 출처: HMS Victory - Wikipedia )
트라팔가 해전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군은 총 33척, 영국은 총 27척의 전열함을 투입했는데, 이런 대규모 함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그럼 영국은 무슨 돈으로 이 자금을 마련했을까?
명예혁명: 국채 발행의 새로운 지평
명예혁명 이전 영국 국채의 금리는 10%가 넘었다. 왕실이 방탕한 재정 관리와 빈번한 채무불이행이 그 이유였다. 제임스 2세는 벽난로세를 포함 온갖 것에 세금을 부과했고 납세자들은 분노했다.
1688년의 결국 제임스 2세가 쫓겨나고 윌리엄 3세가 왕위를 잊는다. 의회와 시민들이 왕을 쫓아냈다는 것은 프랑스와 비슷하지만 단두대로 심판하던 프랑스와 달리 영국은 피를 흘리지 않고 혁명을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이걸 명예혁명이라 불렀다.
명예혁명으로 영국의 정치 체계에 여러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여기서 살펴 볼 것은 그중 두 가지이다.
1. 왕도 의회 동의없이는 세금을 걷을 수 없다
2. 왕도 국민의 재산을 자의적으로 뺐을 수 없다
떨어졌던 국가 신용도는 서서히 올라갔다. 이러한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 덕분에 영국은 저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1755년엔 2.74%라는 당시 어떤 국가도 상상하지 없던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에 이른다. 상류층과 자산가들은 국채 거래를 통해 정부에 자금을 빌려주었고, 전쟁 승리 후에는 이를 상환받았다.
(명예혁명 이후로 영국은 단 한 번도 이자와 원금지급을 연체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은 프랑스와 스페인 두 나라가 합쳐 만든 연합함대에 필적하는 함대를 탄생시켰다
나폴레옹의 끝과 대영제국의 시작
트라팔가 해전은 나폴레옹 전쟁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 전투는 나폴레옹에게 큰 타격을 주었고, 결국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의 패배로 이어졌다.
영국의 해상 패권은 강화되었고 전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대영 제국의 황금기를 맞이된다. 또한, 영국의 해상 안전 보장은 국제 무역의 증가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그리고 이는 19세기의 제국주의 확장과 경쟁으로 이어졌다.
'돈이 만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네치아, 똑똑한 평화 (2) | 2023.11.10 |
|---|